《마녀들》 포스터 © 공간:일리

《마녀들》은 신화와 전설, 역사 속 ‘마녀’를 타자의 이름으로 소환한다. 억압한 자에게 저주를 내리는 사악한 자들, 밤하늘을 비행하며 악마를 숭배하고 허망한 모성 신화를 잡아먹는 괴물들. 동시에 강력한 저항의 상징이자 자연을 매개로 두려운 힘과 금기된 지식을 가진 존재, 그 자체로 독립적이면서 스스로의 힘으로 연대를 이루는 마녀들. 이 전시는 정상성의 범주를 벗어나 경계에 선 자들, 사회 규범과 질서 바깥으로 추방된 여성적 주체를 호명한다.

《마녀들》 전시전경 © 공간:일리

마녀들은 과거로부터 소환된 존재이자, 지금 여기의 소외와 결핍을 드러내는 징후로 출현한다. 망각의 강을 건너 떠오른 마녀들은 익명의 굴레를 끊고 새로운 이름으로 서로를 호명한다. 불완전한 기억과 감정의 침전물 속에서 되살아나는 몸을 마주한다. 전시는 경계 위를 유영하는 마녀들의 언어로 묻는다. 여기, 이름 없는 기묘한 땅에서 우리는 누구의 귀환을 기다리고 있는가? 그것은 어떤 서사로, 어떤 몸으로, 어떤 목소리로 도래할 수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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