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화광》 전시 전경 ©SeMA Storage

윤미류는 인물을 그린다는 것에 요구되는 조건에 주목한다.

《방화광》 전시 전경 ©SeMA Storage

작가는 마치 ‘방화광’이 종잇조각에 작게 불을 붙여 큰불을 피우듯, 실제 인물에게서 발견한 작은 단서에 상상의 불씨를 피워 다양한 상황을 연출하고, 그 안에서 모델이 환경과 상호작용하며 만드는 내러티브로 허구적 이미지를 구축한다. 작가에게 실재의 인물은 작가의 감각을 자극하는 매개체이자, 창조된 서사를 시각화하는 매개체로 작가는 이들을 통해 전통적 매체인 회화에서 새로운 서사 형식의 가능성을 실험한다.

《방화광》 전시 전경 ©SeMA Storage

방화광을 제목으로 단 이번 전시에서는 ‘불’과 직접적으로 관련된 어떤 이미지도 찾아볼 수 없다. 방화광은 방화벽(放火癖)’이라는 특질을 가진 캐릭터처럼 허구적으로 다양한 속성이 부여된 그림 속 인물이기도 하고, 동시에 ‘사건의 타임라인 속 하이라이트 장면보다는, 긴장감이 고조되는 순간’을 찾아 헤매는 작가 자신을 가리키기도 한다.

Reference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