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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옥션, 70%대 낙찰률 유지 '이목하' 존재감 두각
2026.02.27
정유현 | 더벨 기자
서울옥션이 2월 오프라인 경매에서도 70%대 낙찰률을 기록하며 미술품 시장의 회복 흐름을 이어갔다. 낙찰률이 단기간에 급등하는 모습은 아니지만 지난해 하반기 이후 형성된 수준이 흔들림 없이 유지되고 있다는 점에서 안정적인 회복세가 이어지고 있다는 평가다.
◇143점 출품, 93점 낙찰, 일부 작품 해외 컬렉터와 경합
27일 더벨 집계 결과 서울옥션 강남센터에서 열린 190회 미술품 경매는 낙찰총액 44억7890만원, 낙찰률 72.7%를 기록했다. 총 143점이 출품됐다가 9점이 출품 취소됐고 나머지 중 93점이 낙찰 이력을 남겼다.
시장에서는 낙찰률의 흐름에 주목하고 있다. 지난해 상반기 미술 시장 전반이 위축됐지만 하반기 들어 회복 흐름이 나타났다. 서울옥션 역시 지난해 11월 이후 올해 2월까지 4개월 연속 70%대를 기록하며 이러한 분위기를 반영하고 있다.
이번 경매 역시 경합도가 높은 작가들의 작품을 초반 랏에 배치해 호응을 이끌어냈다. 서울옥션은 2월 현장 경매의 출발 카드로 이배 작가를 선택했다. 1번 랏에 오른 이배의 〈붓질 de-39〉는 900만원에 시작해 온라인 응찰 경쟁이 붙으며 최종 2200만원에 낙찰됐다. 시작가 대비 2.2배 수준이다. 낙찰과 동시에 현장에서 박수가 나오며 경매 초반 분위기를 끌어올렸다.

이목하, 〈웃음 잃은 종달새〉, 2019 © 이목하
9번 랏까지 유찰 없이 응찰 경쟁이 이어진 가운데 가장 주목받은 작품은 8번 랏에 출품된 이목하의 〈웃음 잃은 종달새〉였다. 1996년생인 이목하는 젊은 컬렉터 사이에서 수요가 큰 편이지만 작품 유통량이 많지 않은 편이다. 경매 출품 자체가 드문 사례로 매물이 등장한 것만으로도 관심을 끌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목하는 2019년 아시아프(ASYAAF) DDP 프라이즈 수상을 계기로 이름을 알렸으며 2023년 아트바젤 홍콩 '디스커버리즈' 섹션 참여를 통해 국제 무대에 진입했다. 2024년에는 글로벌 아트 플랫폼 아트시(Artsy)가 선정한 유망 신진 작가 명단에 포함되며 해외 컬렉터들의 주목을 받고 있다.
시장에서도 가격 형성이 빠르게 진행되는 모습이다. 지난해 11월 홍콩 필립스 경매에서는 작품 〈내가, 내가 아닌 것처럼(I'm Not Like Me)〉가 추정가 대비 3~4배 수준인 약 3억원에 낙찰됐다. 이번 경매에서도 해외 전화 응찰이 이어지며 국제적인 관심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시작가 390만원에서 출발한 작품은 약 5배 이상 상승한 2200만원에 낙찰되며 이날 경매에서 가장 높은 낙찰 프리미엄을 기록했다.
42번 랏 이우환의 〈Dialogue〉 300호가 9억5000만원으로 최고가를 기록한 가운데 이번 경매에서 또 다른 주인공은 김창열이었다. 44번 랏에 출품된 〈물방울〉은 8400만원에 시작해 응찰 경쟁이 붙어 3.4배의 프리미엄이 붙은 2억9000만원에 낙찰됐다. 해외에서도 관심을 보인 작품이다. 도록을 장식했던 병풍 형식의 대작인 〈회귀〉도 1억원에 새주인을 만났다.
다만 김창열의 〈해바라기〉는 낙찰에는 이르지 못했다. ‘물방울’ 시리즈 이전 단계에서 해바라기 소재를 통해 조형 실험을 진행하던 시기의 작품이다. 희소성과 작품사적 의미에도 불구하고 응찰은 제한적이었다. 다만 ‘물방울’ 이전 작업이 공개 경매에 등장한 사례라는 점에서 해당 시기 작품에 대한 시장의 수요를 시험한 사례로 평가된다.
정태희 서울옥션 수석 경매사는 "〈해바라기〉는 지난해 국립현대미술관 회고전에서 초반 분위기를 잡아준 핵심 작품으로 경매 시장에는 처음 공개된 사례"라며 "낙찰에는 이르지 못했지만 김창열의 ‘물방울’ 이외 작품이 시장에 제시됐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고 향후 가격 형성의 기준점으로 작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피카소 작품 소장 가치 프리미엄 반영, 고미술 회화 약진
근현대 섹션의 후반부 별미는 파블로 피카소의 작품이었다. 80~82번 랏에 파블로 피카소의 작품이 연달아 소개됐는데 응찰 경쟁이 치열했다. 80번 랏 〈Wood-owl’s Head, Face with Green Nose (A.R.581 & 585, 2pcs)〉는 900만원에 시작해 2800만원에 낙찰됐다.
81번 랏 〈Laughing-eyed Face (A.R.608)〉은 3000만원에 시작해 2.83배의 프리미엄이 붙은 8500만원에 새주인을 찾았다. 82번 랏도 1200만원에 낙찰됐다. 한정된 작품이라 해외 컬렉터들의 전화 응찰이 이어졌다.
서울옥션의 장기인 고미술 섹션의 경합도 치열했다. 삼전 안중식의 〈화조도(花鳥圖)〉는 440만원에 시작해 1560만원에 새주인을 찾았다. 소정 변관식의 〈양파어락(漾波魚樂)〉은 물 속에서 물고기들이 노니는 형상을 표현한 작품으로 '이건희 컬렉션'에 비슷한 작품이 포함되면서 소장 수요가 높아진 작품이다. 4100만원에 시작해 7200만원에 낙찰됐다.
이 외에도 최근 경매에서 유찰 이력이 많았던 도자 분야도 약진했다. 130번 랏인 〈백자청철화운문고리형연적〉은 1500만원에 새주인을 찾았으며 〈백자청화수복문발〉은 1800만원에 시작해 2700만원에 거래를 마쳤다.
정 수석 경매사는 "2월 경매는 근현대뿐 아니라 고미술 섹션까지 경매 분위기가 좋았다. 낙찰률이 80% 이상으로 반등한 것은 아니지만 70%대에서 유지되는 것도 펀더멘탈 측면에서 중요하다"며 "주요 국제 아트 행사가 진행되는 3월에도 흐름이 이어진다면 상반기 전체의 흐름을 가늠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2026년 2월 서울옥션 오프라인 경매 결과 © 더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