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낙희는 동시대 한국
추상회화에서 ‘음악적 리듬과 심리적 공간’을 결합한 독자적
언어를 구축한 작가로 평가된다. 그는 초기의 즉흥적 에너지에서 출발해,
색과 구조, 감정과 질서가 교차하는 회화적 균형점을 탐색해 왔다. 이때 그의 회화는 감정의 표출이 아니라, 감정이 머무는 ‘공간의 질서’를 만드는 과정으로 이해된다.
그의 작품세계는 ‘Polyphonic’, ‘Transpose’, ‘Sequence’, ‘Portamento’로 이어지며 점차
명상적이고 구조적인 방향으로 진화했다. 초기의 유동적 회화가 감각적 즉흥성이었다면, 최근작은 내면의 호흡을 시각화한 명상적 리듬에 가깝다. 이러한 전환은
단순한 스타일 변화가 아니라, 작가가 회화라는 언어를 통해 ‘시간의
감각’을 다루는 방식이 성숙해진 결과로 볼 수 있다.
성낙희는 베니스비엔날레
한국관(2005), 《Modulate》(페리지갤러리, 2020), 《Resonance》(가나아트, 2022), 《the
gradient》(눈 컨템포러리, 2025) 등
국내외 주요 전시를 통해 회화의 확장 가능성을 지속적으로 탐구해왔다. 그의 작품은 국립현대미술관, 서울시립미술관, 리움미술관,
UBS 아트컬렉션 등 주요 기관에 소장되어 있으며, 이는 그의 조형 언어가 국제적 보편성을
지닌다는 점을 방증한다.
성낙희는 ‘색과 리듬의 관계’라는 본질적 탐구를 기반으로, 감각적 진동이 질서로 전환되는 순간을 포착하며, 회화가 여전히 살아
있는 사유의 장이 될 수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