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돈 작가 전시 전경 © 김상돈

서로 다른 것들의 이질적이지 않은 조합/생성 
 
철판 쟁반과 검은 챙 모자들을 겹겹으로 쌓은 길게 연결해 놓은 구조물, 〈솔베이지의 노래 - 머리 꼬치〉, 잎을 나타낸 깔창과 철근으로 만든 줄기의 화분, 〈솔베이지의 노래 - 일보일보 一步 화초〉, 가짜 수박을 매달아 놓고 나무에 깃털 꽂아 놓고 대걸레들로 나무 받침 뼈대를 형성하는 〈솔베이지의 노래 – 삼족오〉……

시선으로 들어오는 등산객들의 산의 모습에서 철물점의 톱 연주자로……, 화면은 비서사적인 흐름으로 병치되어 오간다. 거울 하나를 놓고, 그로부터 거울 안에 담는 자연 풍광이 출현한다. 시선은 이미 전제되어 있는 반면 등장은 예고되어 있지 않은 갑작스런 출현의 형태를 띤다. 이른바 화면에는 등장과 출현 간 애매한 경계가 존재하고, 가상과 실재가 혼합된다.

사실상 이는 허구의 인물을 존재시키기보다는 보통의 특정하지 않은 누군가를 특정적인 시공간의 우연적 출현에 의한 우연적 선택에 의해 특별한 누군가의 문맥으로 전환시키는 측면이기 때문에 모큐멘터리가 아닌, 실재이지만 환영적인 측면을 선사하는 것에 가깝다.

사람들 웃음소리가 화면을 뒤덮고, 이는 통상 술 한 잔 걸친 등산객들의 이미지를 떠올리게 하는 대신 그것을 청각을 통해 절대화하며 사라지게 만드는 동시에 화면의 전환 계기로서 전환의 동력의 필연적인 이유를 놓아둔다.

8월 8일 ‘아뜰리에 에르메스’에서 열린 기자간담회 이후 자신의 작품 앞에서 김상돈 작가의 모습 © 김상돈

산 위 헬기 소리와 새 지저귀는 소리, 그리고 철물점 톱 켜는 소리 동시에 발 까딱거려 재봉틀 밟는 것 같은 움직임, 그리고 산은 병치되고 혼합된다. 소리는 그 연결점 없고 맥락을 알 수 없는 것에 하나의 목소리를 부여하는 것.

병치를 통한 연결 고리가 없는 것 같은, 크게 두 공간 계열의 화면에서 유사성을 찾게 만들지만, 실은 두 개의 상반되는 것들을 안으로부터 융화시키면서 트랜스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여기에는 현대적(도시, 모던)인 것과 신화적(산: 가령 산 자체가 신화성을 띠는 것은 아니지만 덩그러니 놓여 있는 그래서 거기에 의식성을 부여하는 것으로써 이것이 가능해진다. 그리고 특별히 이곳을 오가는 사람들의 행위는 주술적인 수행성까지 가져가는 것처럼 보인다.)인 것을 병치시켜 두 개의 다른 리듬과 속도를 섞고, 간극을 만들기보다 사운드의 상호 간섭 및 침범의 사운드 편집이 두 다른 계열의 영상을 지배하면서 마치 현대인이 일상을 벗어나서 신화의 세계로 들어가는 듯한 묘한 느낌을 선사한다.

우연하게 카메라를 쳐다보는, 물을 뜨러 온 노인 등산객은 사진이 지닌 ‘포착’에서 나아가 이중-발견, 마치 시차를 두고 관객 스스로가 그를 보고 또 그가 우리를 보는 것 같은 관계적 동시성이 만들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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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ference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