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주의 Uni마루와 강원도 고성의 제진역 두 곳에서 전시되는 김신욱의 사진 작업은 식민, 전쟁, 분단을 거치면서 경험한 한국 근현대사에서 보이는 단절과 절단에 주목하고 있다. 파주의 Uni마루에서 김신욱은 환경적이고 장소적인 관점에서 한국 호랑이의 부재와 단절을 민족지학자처럼 추적해 나가는 작업을 보여준다.
이는 여전히 진행되는 리서치 프로젝트로, 한국 호랑이는 북으로는 시베리아부터, 남으로는 진도까지 수천 년 동안 자유롭게 오갔으나, 식민과 전쟁을 거치며 그 루트가 완전히 단절되었다. 그는 20세기 초반부터 지금까지 한국 호랑이가 사라지게 된 정치적, 환경적 요인들을 조사하며 국내의 자료들을 추적하는 과정들을 아카이브를 통해 보여준다.
사진은 기록이기도 하지만, 기억의 매체인 점을 감안한다면, 김신욱의 이러한 사진 작업들은 ‘기억하기’라는 행위를 전면에 드러낸다. ‘기억하기’를 통해 수동적으로 이행된 심리적인 단절을 인지하고 개인과 사회가 회복, 연결하고자 하는 다양한 열망에 관한 이야기를 이어 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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