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전시는 크게 세 부분으로 구성되어 있다.
전시장 입구를 기준으로 좌측에는 작가의 세계관과 예술관을 보여주는 ‘Schemata Chart’가 그려져 있다. 정면에는 99개의 BYR 중 선별된 33개의 유닛들이 설치되어 있으며, 우측과 안쪽에는 BYR Prime Elements의 확장성을 보여주는 BYR_OS 다섯점이 전시되고 있다.
‘Schemata Chart’는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것’을 인간으로서 인식하고 예술가로서 대응하는 시각을 보여주는 도식체계이다. 이 차트에는 세상을 바라보는 작가의 시각과 태도가 확고한 개념과 명확한 용어를 통하여 드러나고 있다.
예를 들어 도표의 좌측 상단에 명기된 ‘것’은, 존재하고는 있지만 인간의 인식과 언어로는 포착될 수 없는 그 모든 ‘것(Thing)’들을 지칭하는 작가만의 용어이다. 또한 우주를 하나의 유기적인 덩어리로 보는 시각은 ‘Holon’이라는 개념을 빌어 잘 표현되고 있다.
이번 전시를 위하여 벽에 그려진 ‘Schemata Chart’ 에는 작가의 분신으로 등장한 R.D.(Revolutionary Debris)라는 캐릭터의 안내로 BYR Prime Elements 의 작동원리 뿐만 아니라 앞으로 펼쳐질 새로운 작품도 예측해 볼 수 있는 흥미와 기대감이 가득하다.
’BYR Prime Elements’는 Blue, Yellow, Red 각각 33개씩 총 99개로 이루어져 있으며 18인치(45.72cm)의 직경과 1인치(2.54cm)의 두께, 그리고 작품의 중심에 축을 만들어 360도 회전이 가능하도록 만든 원 형태의 유닛들이다.
‘Blue’는 ‘정사각형’을 기본으로 한 33개의 유닛들로 구성되어 있다. 정사각형의 네 점으로부터 시작되어 생략, 확장 혹은 원의 형태와 결합되어 다양한 조형요소를 구축함으로써 현실세계에서 경험할 수 있는 마음과 물질의 모든 상태를 나타낸다.
‘Yellow’는 원에 내접하는 ‘정삼각형’을 모티프로 하여 33개의 기하학적 형태들과 조합된다. 이 유닛들은 인간의 영역을 벗어나 존재하는 우주의 조화로운 구조와 반복, 리듬, 분석적 접근 등을 보여주기 위한 것들이다.
‘Red’는 ‘점’으로부터 시작된 33개의 유닛들이다. 유선형이나 비선형 들의 곡선들이 점과 어우러지도록 구성되며 중력, 에너지의 이동, 궤도, 빛처럼 자연에서 비롯되는 물리적인 현상이나 힘의 변환 등을 표현한다.
이렇게 만들어진99개의 BYR유닛들은 서로 간의 물리적 결합 혹은 화학적 융합으로 변화, 균형, 통일 등의 조형적 중용을 만들어가며, 각 유닛들은 매 순간의 삶 속에서 작가의 몸과 마음이 직접 체험한 것들을 드러내는 가장 중요한 기본적인 조형요소로 작동한다.
따라서 BYR Prime Elements 들은 하나의 미술 형식으로 귀결되는 조형적 완성체라고 보기 보다는 세상의 자연스런 흐름에 대한 ‘순간적 자각’ 혹은 ‘찰나적 포착’을 드러내며 매 순간 변화 확장해 가는 유기적 조직체라 할 수 있다.
BYR_OS 시리즈는 ‘Blue’, ‘Yellow’, ‘Red’를 구성하는 유닛 중 각각 세 개씩을 선별하여 동일한 색채들 혹은 서로 다른 색채들을 하나로 조합한 결합체로서, ‘Organic Schemata’라는 개념이 BYR Prime Elements 와 어떤 방식으로 상호작용하면서 확장해 가는지 보여주는 작품이다.
특히 이번에 전시된 BYR_OS다섯점은 전통적인 회화의 형식에 작가만의 독특한 방식으로 정립한 개념체계인 ‘Schemata’를 적용하여 ‘재맥락화’시킴으로써 ‘Schematic Medium’으로 나아가는 초기단계를 보여주는 작품들이다.
‘Schematic Medium’은 회화, 조각, 드로잉, 오브제 등 모든 미술의 형식과 내용을 하나의 체계와 개념으로 통합시키기 위한 작가의 최종적인 예술형식임과 동시에 김희조의 삶을 예술과 동일선상에 위치시키기 위한 종합적 완성체로서의 의미를 가진다.
이번 전시는 21세기를 살아가는 한 인간의 시각을 보여주는 ‘Schemata Chart’ 와 이에 대한 예술적 대응으로서의 ‘BYR Prime Elements’를 통하여 동시대 미술가가 자신의 작품세계를 어떻게 펼쳐가는지 엿볼 수 있는 매우 흥미로운 기회가 될 것이라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