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윤성(b. 1985) 작가의 개인전 “LEE YUNSUNG: SD ZODIAC”이 오는 8월 16일부터 27일까지 한남동에 위치한 에디트에서 개최된다.
이윤성 작가는 서양 미술사의 이야기를 일본 만화와 애니메이션의 형태로 의인화해 회화 작품으로 재해석하는 작업을 한다. 이번 전시에서는 십이궁 별자리를 앙증맞고 귀여운 형태의 SD(Super Deformation) 캐릭터로 그린 회화 작품을 선보인다.
이윤성 작가는 2018년부터 태양신 헬리오스를 중심으로 한 십이궁 별자리를 일본 만화에 등장하는 여성 캐릭터로 그린 ‘조디악’ 시리즈를 작업해 왔다. 해당 시리즈에서 파생된 12명의 캐릭터가 좀 더 단순화되고 귀여운 모습으로 이번 전시에 등장한다.
그림 속 귀여운 미소녀의 얼굴은 확대되어 정방형 캔버스를 채운다. 각 캐릭터는 고유한 색, 복식과 지물을 갖추고 있다. 염소 뿔, 지느러미 모양 귀걸이, 물방울 형태의 헤어스타일 등 다양한 액세서리로 저마다의 특징을 담는다. 작품은 붓 자국이 살아 있는 회화 작품이지만, 작가는 만화적 특성을 살리기 위해 화려한 색감과 휘몰아치는 듯한 장식을 더하고 검은 윤곽선과 만화 컷 형태의 프레임을 활용하고 분할된 캔버스를 사용하기도 한다.
이윤성 작가는 서양 미술사와 일본의 대중문화에 많은 영향을 받았다. 1990년대 중반까지만 해도 일본 문화를 금기시하던 우리나라의 분위기가 1998년, 일본 대중문화 개방 정책을 통해 급격하게 변하면서, 이윤성 작가를 비롯한 많은 1980년대생이 일본에서 수입된 대중문화를 접하며 성장하게 되었다.
작가는 서양화를 전공하면서 서양 미술사에 등장하는 다양한 서사와 도상을 새로운 시각으로 바라보게 되었다. 2010년부터는 성경에 나오는 최후의 심판이나 수태고지 또는 그리스·로마 신화에 등장하는 비너스, 라오콘, 크로노스, 다나에 등을 회화로 재해석했다. 작가는 여기에 동시대성을 나타내는 방법으로써 일본의 만화 또는 애니메이션에 기반하는 ‘모에 의인화’를 접목한다.
옛 서양 문화권에서는 아름다운 인간의 형상을 고전 회화의 형태로 표현했듯 이윤성 작가는 어떤 대상을 애니메이션의 형태로 표현한다. 이를 통해 작가는 시대에 가장 걸맞으면서도 인류의 보편적 생각을 관통하는 이미지를 표현하고자 한다. 작가는 고전과 동시대, 고급문화와 대중문화, 유화와 디지털 형식의 예술, 서양과 동양, 대상화된 여성의 신체 등 여러 경계를 적극적으로 넘나들며 동시대성을 보여 준다.
회화를 중심으로 작업을 하지만 조각과 NFT 기반 디지털 아트 작업도 하는 이윤성 작가는 2014년에 개최한 개인전 《NU-TYPE》(메이크샵아트스페이스, 파주)을 시작으로 2015년에 《NU-FRAME》(두산갤러리, 서울), 2016년에 《NU》(두산 갤러리, 뉴욕)에서 새로운 회화 형식을 탐구하는 작품을 선보였다. 또한 카오스 라운지(도쿄), 취미가(서울), 이유진 갤러리(서울), 리각 미술관(천안), 스페이스K(대구), 세종문화회관(서울), 대안공간 팀 프리뷰(서울)에서 열린 단체전에 참가하였다.
이윤성 작가는 2013년 서울디지털대학교 미술상 대상을 받고 2014년에 두산 아트센터에서 진행하는 연강예술상을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