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만에 선보이는 송은문화재단의 소장품 기획 전시 “Past. Present. Future.”전은 고려 시대 고미술품에서부터 최근 예술 문화에 큰 변화를 가져온 NFT(대체 불가능 토큰) 작품까지 수 세기를 아우르는 송은문화재단의 소장품을 ‘시간’이라는 맥락 안에서 기획한 전시이다.
전시는 과거에서 미래로, 한 방향으로 가는 시간의 흐름을 따라가기보다는 현재를 중심으로 과거와 미래가 서로 교차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동시대 미술 작가 17명의 작품을 전통 미술과 함께 교차 전시함으로써 현재의 동시대 미술 문화를 들여다보고 송은문화재단 컬렉션 방향의 근간과 비전을 재조명한다.
또한 송은문화재단에서 지원하는 작가들이 어떤 영향을 받으며 작품 세계를 구축했고, 나아가 미래는 어떻게 그려내고 있는지 새로운 시선으로 바라볼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다.
이번 전시에서는 에이프로젝트 컴퍼니에서 곧 오픈할 온라인 아트마켓 플랫폼 K-ARTIST.COM에 참가하는 김지평 작가와 이진주 작가가 참여하고 있다.
김지평(b. 1976) 작가는 화첩, 족자, 병풍과 같이 전통 동양 예술계에서 비주류 예술품이자 부수적인 장식품으로 취급되었던 장황(粧䌙)을 활용하여 동시대 이야기를 펼친다.
작가는 ‘동시대성’을 고찰하기 위해 현대적 관점에서 전통 미술을 해석하지 않고 오히려 과거의 맥락 안에서 현재성을 해석한다. 즉, 의도적으로 시대착오적인 작품을 제작함으로써 현대 사회를 고민한다.
소외된 여성 예술가, 과거 예술 문화로서 도외시되어 왔던 무속화나 불화, 기록으로만 남아 지금에 이르러서는 잊힌 예술품들과 같이 전통 아시아 시각 문화에서 주목받지 못했던 형식, 개념, 역사를 활용해 동시대에 대한 이야기를 펼친다.
이진주(b. 1980) 작가는 전통 한국화 기법을 통해 자신의 기억에서 오는 감각을 심리적 풍경으로 그려내는 작가이다. 그림 속에 표현된 모든 대상은 우리가 일상에서 쉽게 접하는 풍경과 사물로 매우 세세하고 사실적으로 표현되어 있다. 그러나 이들이 모여 있는 전체적인 모습은 알 수 없는 맥락으로 배치되어 초현실적인 느낌을 준다.
기억은 시간의 흐름이나 공간의 이치에 구속되지 않는다. 기억 속 시간이 파편화되고 분절되고 때로는 역행하기도 하는 것처럼, 작가의 작품 속 사물과 풍경은 논리적 연속성을 갖지 않는다. 작품 속에 표현된 공간 또한 마찬가지이다. 한정된 범위 내에서 펼쳐지는 공간은 나누어져 있기도 하고 중력을 거스르기도 한다. 그리고 그 안에는 한 번에 이해하기 어려운 서사와 장면들이 펼쳐지고 있다.
이는 마치 기억이 무의식 속에 자리 잡으며 잊히거나 왜곡되기도 하고 여러 부분이 모여 전혀 새로운 유기적인 장면을 만들어 내듯, 이진주 작가의 작품들도 전혀 새로운 낯선 장면들을 그려 낸다.
1989년에 설립된 송은문화재단은 한국의 젊은 동시대 미술 작가들을 발굴하고 지원하고, 국내에 잘 알려지지 않은 해외 작가들을 초대하여 전시를 개최하는 등 국내외 동시대 미술의 흐름을 소개하는 기관이다.
송은문화재단은 2001년 송은미술대상 공모전을 제정하였고, 대치동에 위치한 송은 아트큐브를 통해서 신진 작가들을 위한 공모전을 진행하고 있다. 다양한 기획전이 이뤄지고 있는 송은 아트스페이스는 2010년에 처음 개관하여 2021년에 신사옥으로 이전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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